열린교회 ‘하나님의 경륜 안에서 나를 발견하라’ 신학세미나

마이클 호튼 박사 “좋은 법칙 따라 살것인가, 하나님 약속 의지하며 살 것인가 결단해야”
김남준 목사 “목회자는 억울한 고난 당해도 사랑으로 견디며 묵묵히 목양의 길 걸어야”

현대교회의 쇠퇴 이유는 프로그램이 부재해서가 아니라 불신앙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목회자는 억울한 고난을 당할 때 결백을 밝히고자 노력하기보다 묵묵히 목양의 길을 가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열린교회(김남준 목사)는 4월 9일 ‘하나님의 경륜 안에서 나를 발견하라’는 주제로 신학세미나를 개최했다.

▲ 마이클 호튼 박사(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가 열린교회에서 강의하고 있다. 호튼 박사는 교회가 세속적인 방법으로 전도하고 부흥을 꾀하려해서는 안 된다면서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 같더라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법을 매순간 택하라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 주강사로 마이클 호튼 박사(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 교수)가 방한해서 ‘그리스도 없는 기독교에서 기독교신앙의 핵심까지’와 ‘하나님의 경륜 안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하기’라는 제목으로 두 번의 강의를 했다. 강의에서 호튼 박사는 세속화된 기독교의 모습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세속화를 탈피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먼저 호튼 박사는 세속화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면서 복음을 거부하는 것도 세속화이지만 기독교적 모습을 띄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적으로 그리스도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도 세속화라고 정의했다. 호튼 박사는 미국의 부흥사 찰스 피니(1792년~1875년)의 사역을 내적 세속화의 예로 들었다. 찰스 피니는 위대한 부흥운동가로서 생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가 전도했던 지역에서 수많은 회심자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후 그가 사역했던 지역은 쇠퇴했고 그의 메시지를 들었던 사람은 무신론자로 돌아갔다.

미국에서는 18세기를 전후하면서 대각성운동이나 선교운동이 활발히 일어났고 그 결과 교회의 부흥을 이뤘다. 오늘날 미국의 기독교는 주류이며 설문조사에 나타나는 신앙적 열심은 대단하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90%가 하나님을 믿고 63%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다. 그러나 교회는 쇠퇴하고 있고 젊은이들은 교회를 떠나고 있다.

전도와 선교에 열심을 냈고 그 결과 교회가 부흥했음에도 불구하고 찰스 피니의 사역과 같은 결과나 오늘날 미국교회의 쇠퇴가 나타난 이유가 무엇일까? 호튼 박사는 이것이 세속화의 원인 때문이며 세속화는 사람이 열심히 사역하면 하나님이 부흥케해줄 것이라는 사고방식이라고 말했다.

찰스 피니의 경우, 열심과 감화력은 있었으나 바른 교리를 신봉하지 않았다. 원죄를 부정했으며 이신칭의도 믿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역은 한때 대단한 호응을 받았고 교회와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떠난 열심은 세속화였으며 결과적으로도 선한 열매를 맺지 못했다. 오늘날 교회는 좋은 프로그램과 방법을 신뢰한다. 잘 짜여진 계획대로 시행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현대 교회의 영향력은 익히 아는 바와 같다.

호튼 박사는 성경의 인물들도 마찬가지였으며 그들은 심지어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언약을 받았으나 그들의 능력으로 지켜내지 못하고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 인간의 노력은 근본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때는 교회에 해가 된다는 것이다.

호튼 박사는 “그냥 좋은 법칙을 따라서 살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약속을 의지하면서 살 것인가를 결단하라”고 도전했다. 눈앞의 성공이나 이익을 이루기 위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지 말고, 시련이 있더라도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매순간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추구하라는 것이 기독교신앙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서는 김남준 목사가 ‘꽃길만 걷는 목회는 없다-목회자의 고난과 자기죽음’이란 제목으로 특별강의를 했다. 김 목사는 “목회자가 만일 진리를 따라 살아가는 삶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 누구라도 고난을 숙명처럼 겪게 될 것”이라면서 “하나님은 목회자에게 때로 고난을 주심으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거룩한 삶을 살기를 원하신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먼저 모함이나 고난을 당할 경우, 사랑으로 견디라고 조언했다. 김 목사는 모함을 받는 이유가 자기 자신 때문이라면 통렬한 참회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고, 정당한 근거없이 악의적인 모함을 받았을때는 최후까지 묵묵히 교회를 섬기라고 언급했다. 그는 “모함에 대항해서 자신의 결백을 밝히려는 목회자의 노력은 대부분 실패하며 시도가 성공했다고 할지라도 교회는 많은 상처를 입게 된다”면서 “사람들의 악한 행동과 태도에 휘둘리지 않고 인내하면서 하나님이 허락하시는데까지 목양의 길을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교회문제를 가지고 세상법정으로 가는 일이 있는데 이를 부끄럽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면서 “이런 현상은 신자가 은혜의 감격을 잃어버리고 십자가 정신을 떠났을 때 일어나는 것”이라고 꾸짖었다. 그는 “목회자는 비난을 받아도 묵묵히 견디며 온유한 태도를 잃지 않아야 하며, 자신을 변호하는 가운데 다른 지체들의 허물을 밝히거나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서도 안된다”면서 “차라리 불의를 당하거나 속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김 목사는 고난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고 자기죽음을 죽는 기회로 삼으라고 제안했다. 그는 세포와 별의 생성과 소멸을 예로 들면서 일반적인 세포나 별의 경우, 때가 되면 죽게(소멸하게) 되는데 이때 다른 세포[별]에 전기에너지[열]를 전달해서 그 세포[별]의 성장을 돕는다고 말했다. 반면 암세포는 죽지 않고 주위 다른 세포로부터 양분을 계속 취하면서 비정상적 성장을 거듭하는데, 결국 죽지 않는 왕성한 생명력 때문에 몸 전체를 죽음으로 데려간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그리스도의 영적 몸인 교회에서도 누군가는 죽어야 지체들이 그 충만한 생명을 누릴 수 있다”면서 “교회 안에서 아무도 죽지 않으려고 한다면 보이는 교회는 암 덩어리같은 문제들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목회자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 죽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면서 “고난이 있을 때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성도들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이고 나는 죽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기도를 드리라”고 조언했다. 또 평소 영적생활을 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을 어울리게 만드는 능력과 진리를 분별하여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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