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표 교수 ‘교회생명주기 이론’ 계발, 8단계로 나눠

교회 안정 지키려다 쇠퇴기로 흘러… 목표 설정하고 활력 유지해야

우리 교회는 얼마나 건강한 상태일까? 양현표 교수(총신대신대원 실천신학)가 최근 ‘교회생명주기 이론’을 계발해서 사람의 몸을 건강검진하듯이 교회의 건강성을 스스로 진단해보자고 제안했다. 교회생명주기 이론은 천상의 교회는 주님의 재림까지 계속될 것이나 지상의 교회는 성장국면(탄생기 유아기, 청소년기, 장년기)과 쇠퇴국면(성숙기, 귀족기, 관료기, 죽음)을 겪는다는 주장이다.

생명주기 각 단계(8단계)의 특성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탄생기다. 이때는 생기가 최고로 넘치고 담임목사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서 성도들이 희생을 감내한다. 그러나 사역을 위한 평신도의 부족이라는 단점을 안고 있을 수 있다. 탄생기의 교회는 개인접촉의 확대 및 유지를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둘째 유아기다. 이때까지도 교회는 확실하고 생생한 믿음과 분명한 목표 아래 움직인다. 개방적이고 제한 없는 포용성과 전염성 있는 열정이 강점이다. 그러나 여전히 프로그램과 시설의 부족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유아기의 교회는 교회의 역할과 존재목적, 그리고 이를 수행할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실행하므로 생기를 유지해야 한다.

셋째 청소년기다.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교회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내고 이를 적응하고 실행함으로 기쁨을 느낀다. 그러나 인적 물적 자원에 대한 고려나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프로그램과 사역을 확산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다보면 차츰 성도들이 탈진현상을 보인다. 만약 자신의 교회가 이런 상태라면 새신자 정착에 힘쓰고 새신자들이 리더십으로 참여할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해 나가는 데 주력해야 한다.

넷째 장년기다. 장년기쯤되는 교회는 소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장년기에 접어든 교회는 체계적인 봉사시스템을 시행하는 동시에 유연한 행정을 진행한다. 미래지향적이고 창의적이면서 전도를 지향하고 교회 밖의 필요에 민감하다. 매우 바람직한 상태인 것 같지만 이때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꿈과 현실, 이성과 관계의 대립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때 교회는 교인들 간의 갈등을 어떻게 창조적으로 사용하느냐의 여부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 양현표 교수

다섯째 성숙기이다. 양현표 교수의 ‘교회생명주기 이론’에서 성숙기는 쇠퇴국면의 4단계 중 첫 번째에 속한다. 성숙기에 접어들면 이전과 같은 갈등은 사라진다. 잘 형성된 친교조직과 행정절차, 프로그램에 의해서 큰 문제없이 교회가 운영된다. 성도들이 안정감을 가지고 교회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나 이전과 같은 생기와 도전정신은 사라져 있다. 새롭거나 차별화된 아이디어에 대해 보였던 열정과 비판적 수용은 약해지고 교회 지도자들은 “우리가 작년에 했던 그 방법대로 일하자”고 결론 내린다. 다시 장년기 이전의 활기를 되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섯째 귀족기다. 관료체계와 비슷해진다. 변화에 둔감하며 소극적인 대처를 보인다. 문제중심적이 되며 낮은 도덕성을 나타낸다. 관례대로 잘 되고 있으며 짜여진 조직에 따라서 모두가 바삐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개 구성원들은 교회가 쇠퇴기에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일곱째 관료기다. 관료기의 특성은 귀족기와 비슷하다. 그러나 개인주의적이고 배타적이며 타인에게 엄격한 정도가 관료기보다 더 심해진다.

귀족기와 관료기의 교회에서는 쇠퇴 현상들이 생기고 있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모른다.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의 세대 중 나이 든 세대들의 비중이 차차 늘어나고 있다. 재정이 예산을 따라가지 못하고 시설을 유지하기 위한 경비가 부족하여 시설보수가 제때에 이루어지지 못한다. 신앙간증자나 세례받는 이가 거의 없고 새로운 일꾼 부족에 시달린다. 과거의 향수를 추억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막연한 불안과 비난이 생겨난다.

귀족기와 관료기에 처한 교회가 회복되려면 먼저 자신들이 쇠퇴기에 처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강력한 재개발(redevelopment)를 통해서 성장기로 돌아가기 위해 분골쇄신해야 한다. 거의 교회를 새로 시작하는 정도의 파격적인 조정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 여덟째 죽음의 단계이다. 교회가 분열되고 교인이 떠나고 교회가 매각되거나 흡수되거나 사라진다.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그러나 교회가 교인들과 지역 사회에 제공한 긴 세월동안의 혜택의 견지에서 볼 때 교회의 죽음은 슬픔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교회가 출발하는 시작이 되기 때문이다.

양현표 교수는 “건강한 교회는 교회들을 낳는 상태에 있는 곳”이라면서 “즉 새신자가 전도되어 유입되고, 교회를 개척하고, 분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항상 목표를 설정하고 교회의 활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건강한 교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전문가에 의뢰해서 외부 컨설팅을 받거나 외부자들이 교회를 방문해서 평가하는 이야기에 귀기울여야 한다”면서 “자기가 속한 교회를 외부자적 시각으로 늘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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