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조과학운동은 지구의 연대가 6000년이라는 ‘젊은지구론’을 절대적으로 신봉하고 있다. 젊은지구론을 양보하는 것은 복음의 기초를 파괴하는 것이라고까지 여기고 있다. 그림은 창조과학운동이 젊은지구론이 옳다는 증거로 사용하는 것들이다. 우라늄이 45억년간 붕괴해왔다면 지금 대기는 헬륨으로 가득차 있게 된다.

 

‘젊은 지구론’ 보다 정교한 설득 필요하다
창조과학운동, ‘6000년 지구론’ 강경 고수… ‘과학과 신앙’ 진지한 고민 넒혀가야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살고 있는 지구는 언제 만들어졌을까?

과거 1980년대 창조과학운동이 교회의 호응을 받았을 때는 지구의 나이가 6000년이라는 소위 젊은지구론이 대다수 교회의 정론으로 이해됐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창조과학회 내에서도 젊은지구론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해서 젊은지구론을 주장하는 것이 무리라는 생각이 확산돼 요사이는 지구의 연대에 대해 굳이 이야기하지 않는 경향이다.

그러나 창조과학운동가들은 여전히 지구의 나이는 6000년이며 우주의 창조도 1만년을 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지구의 나이가 6000년이라는 생각은 창세기에 나온 아담 이래 족장들의 수명을 계산하고, 창세기 1장의 ‘날’을 24시간씩으로 보고 이 둘을 합산하므로 나온 것이다.

그러나 ‘날’을 24시간으로 한정해서 해석할 수 없으며, 오늘날의 한 주간, 한달, 1년, 또는 기간을 알 수 없는 장구한 세월 등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성경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말씀하고 있지만 지구의 나이를 명기하지 않았으며, 과학적 발견과 연구 결과를 모두 도외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수님을 믿는 기독교학자들 가운데도 지구의 나이는 40~50억년, 우주의 연대는 140억년 정도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 혜성은 태양 가까이 접근했을 때 태양 열에 의해 질량이 줄어드는데 1만년이 넘는다면 혜성이 너무 커져 태양계 궤도에 큰 문제가 생긴다.

창조과학운동을 전개하는 이들이 지구 나이 6000년, 즉 젊은 지구론을 여전히 신봉하고 있다. 좀 양보해서 지구 나이가 1만년 정도라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보는 것은 심각한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이유는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할 때 그런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주장은 한국교회에 이미 많이 알려진 것으로 성경의 창세기 5장과 11장에 나오는 이스라엘 족장들의 수명을 바탕으로 한다. 예를 들어 아담은 930세를 살다 죽었고, 노아는 950세까지 향수했다. 최장수 기록자인 므두셀라는 969세를 살았다. 또 이들이 자녀를 낳은 때의 나이도 기록하고 있다. 이것들을 계산하고 창조의 6일(144시간)을 합하면 지구는 6000년 정도 됐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계산은 17세기 어셔 주교가 창조의 연대는 4004년이라고 밝힌 것이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어셔 주교는 아담은 기원전 4004년 10월 23일 창조되었으며, 기원전 4004년 11월 10일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추방됐다고 말했다. 노아의 홍수는 기원전 2350년에 일어났으며, 기원전 2349년 5월 5일 방주가 아라랏산에 도달했다는 등의 계산을 내놓았다.

두 번째로 창조과학자들은 40~50억년을 주장하는 과학계의 계산 근거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오래된 지구론을 채택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 탄소 동위원소 연대측정법은 죽은 생물에서 c14 탄소양이 줄어드는 원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정확하지 않다.

지구의 연대를 측정하는데 쓰인 과학계의 대표적 연대측정법은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법으로 알려져 있다. 탄소동위원소연대측정법은 모든 공기, 식물, 동물 속에 존재해 있는 14C 탄소가 죽은 생물체와 시료에 남아있는 잔량을 조사해서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14C 탄소는 생물이 죽으면 점차 사라진다고 알려져 있는 물질이다. 한마디로 이 연대법이 부정확하다는 것이 창조과학운동의 주장이다. 또 암석(용암)의 나이를 측정하는 칼륨법이나 기타 루비듐, 우라늄 등의 측정법 역시 부정하고 있다. 창조과학운동은 그 사례로 200년이 채 되지 않은 용암인 노블노톤은 1200~2100만년으로 측정이 됐다고 말한다. 킴벌라잇 암석층의 두 광물은 6800만년으로 측정되기도 하고 1억42000만년으로 측정되기도 하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셋째 이미 발표된 과학적 연구 결과의 허점을 반박하거나 창조과학운동의 독특한 계산법을 내세워 젊은지구론이 옳다고 밝히고 있다. 만약 우라늄 계산법이 주장하는대로 우라늄의 양이 45억년간 붕괴해왔다면 지금의 대기는 헬륨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지구는 1만년이 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혜성이 태양 가까이 접근했을 때 태양 열에 의해 질량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만일 1만년 전부터 혜성이 존재했다고 가정한다면 혜성이 너무 커서 태양계 궤도에 큰 문제가 생긴다고 말한다. 지구 자기장도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데 1만년 이전에도 지구 자기장이 존재했다면 너무 세서 생물이 살 수 없을 정도였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노아 가족에게서 온 인류가 시작했다고 볼 때 0.5%씩의 증가세만 보여도 4100년만에 60억명에 도달할 것이기에 지구연대가 젊다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계산법들은 일견 복잡한 듯이 보이지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창조과학운동과 일반 과학계의 주장을 비교하고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창조과학선교회(회장:이재만 선교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주, 지구, 인류의 역사가 젊다는 증거들이 있지만 오늘날의 패러다임으로 인해 이러한 것들은 소개되지 않거나 무시한다”고 말하고 있다. 즉 창조과학의 주장들이 젊은지구론을 충분히 설득력있게 밝히고 있는데 과학계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창조과학운동은 일반 과학계의 측정법의 허점을 반박하는 접근법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젊은지구론의 확산을 위해서는 과학계가 받아들일 수 있는 독자적인 연대측정법이나 연구결과를 도출해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창조과학운동이 성경을 문자적으로 믿는 가운데 6000년 지구론을 주장하는 것은 논쟁거리다. 창조과학선교회는 “지구가 젊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성경은 지구가 막연히 창조된 것이 아니라 6일간 하나님의 디자인으로 창조되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지구가 오래되었다고 믿는 과학자는 한결같이 노아홍수가 단 한번의 전지구적 격변이라는 것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즉 오랜 지구를 믿게 되면 성경의 중요한 사건을 불신하게 되며, 또 다른 모양의 진화론이 들어오게 된다. … 6일 창조(창 1장, 출 20:11)와 성경적 족보(창 5장, 10장 역대상 1장, 유다서 14절, 누가복음 3장)를 볼 때 지구는 1만년을 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창조과학회(회장:이은일 교수)는 더 나아가 “(젊은 지구론이 아닌) 오래된 지구에 대한 믿음은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의 기초를 파괴한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과학계의 발견은 진화론적 세계관에 바탕한 신념체계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젊은지구론을 양보할 경우 기독교 신앙체계가 파괴된다고까지 믿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까지 젊은지구론에 대한 타협점을 찾기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자녀나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하나님이 지구를 언제 어떻게 창조하셨다고 설명해 줄 것인가? 적지 않은 청년들이 창조신앙으로 지구의 연대 등을 설명하는 주장들의 논거가 허약하다고 생각하여 교회를 떠나고 있다. 또 하나님이 없다는 전제를 가지고 기독교를 공격하는 무신론과학자들의 오만을 간과할 수도 없다. 하나님의 말씀은 과학을 초월한다고 믿을 때 한국교회는 창조과학운동을 뛰어넘어 과학적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바람들이 적지 않다.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의 김성민씨는 ‘창조론 오픈포럼’에 발표한 ‘교회에서의 과학과 신앙교육’이라는 소논문을 통해 “과학자들의 노력과 발견이 하나님의 문화명령에 따른 학자들의 성실한 연구의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정하는 것은, 과학의 발달로 인해 발전된 문명의 혜택 속에서 살아가는, 그리고 하나님의 문화 명령을 부여받은 그리스도인의 바른 태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지구자기장은 측정 가능했던 시기부터 계속 줄어드는 결과를 보인다. 1만년이 넘으면 지구 자기장이 너무 세서 생물이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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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나이, 견해는 다양하다
성경 진리 믿되 과학적 발견도 받아들여

 

기독교인 과학자들 가운데도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지만 일반적인 과학원칙을 사용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기적만이 아니라 자연현상이나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셨기 때문이다. 기독교계에서 창조 및 지구 연대를 이해하는 시각은 다양하다.

첫째는 진화적 창조론이다. 유신론적 진화론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진화론에서 말하는 생명의 기원과 인류의 진화 과정이 창조주 하나님의 뜻과 목적에 따라 이뤄졌다고 해석한다.

둘째 원형적 창조론이다. 창세기의 창조는 인간의 물질적 기원이 아니라 기능적 기원을 다룬다고 주장한다. 휘튼대학의 왈튼 교수는 아담이 실존했던 개인들로 주장하면서 아담은 인류를 대표하는 일종의 원형이라고 말하고 있다.

셋째 창조과학운동에서 주장하는 젊은지구론이다. 이들은 성경은 무오한 것이며 성경에 드러나는 진술은 역사적이고 실제적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성경이 과학적인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현대과학이나 고고학의 성과에 대해서는 닫힌 태도를 보이고 있다.

넷째 오래된 지구 창조론이다. 오래된 지구창조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하나님께서 천지만물을 그 종류대로 창조하셨음을 믿지만 창세기의 6일 창조와 족보들은 문자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창조 기사를 문자적으로 해석하여 연대를 계산할 경우 지구 연대는 약 6000년 정도라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 과학에 의해 확인된 지구 연대 40~50억년, 우주연대 140억년이라는 결과와 다르기 때문이다.

오래된 지구론이 창조과학과 다른 점은 성경을 사실로 믿지만 과학적 발견 역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한 방법으로 현대 과학이 내린 성과들을 채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창조에 대한 성경의 많은 부분들을 그 방법이 어떠하건 간에 역사 속에서 실재로 일어난 사건으로 간주한다.

오래된 지구창조론 등을 주장하는 기독교 과학자들은 창조과학이 부정확하다고 주장하는 탄소동위원소연대측정법이 완전하지 않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그 부정확함이란 측정치의 신뢰성을 해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미미한 오차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양승훈 교수(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는 “논란의 여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젊은지구론 등이 설득력있게 들리는 것은 한국교회가 지질학을 비롯한 기초과학에 대한 소양이 부족한 때문이며, 인간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계시가 담겨 있는 성경책을 과학책으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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