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모문화네트워크가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수난사를 소재로 제작한 연극 ‘나의 고향 연해주, 타슈켄트, 광주’의 포스터.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지난했던 삶이 크리스천 연극 무대에 재현된다.

나모문화네트워크(이사장:김용목 목사)는 연극 ‘나의 고향 연해주, 타슈켄트, 광주’를 9월 2일과 5일 빛고을문화관에서 총 4회에 걸쳐 상연한다.

‘나의 고향…’은 1937년 소련 스탈린 정권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한 후 척박한 환경을 견뎌내고, 1991년 소련 해체 후에야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선조들의 수난사와 그 후손들의 힘겨운 한국 정착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한국에 정착해 고려인상담소센터장으로 일하는 고려인 3세 율리아와 그녀의 할머니 김복례를 두 주인공으로 삼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어느 곳에서도 주체적인 삶을 인정받지 못한 채 주변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고려인들의 슬픈 이야기를 담는다.

강제이주 후 ‘꼴호즈’라 불리는 집단농장에서 생활했던 고려인들의 정착기와 그들이 만들어낸 문화들이 생생하게 소개되며, 고려인 수난사의 상징적인 인물인 포석 조명희 작가와 강태수 시인의 애달픈 스토리가 극 속에 녹아있다.

나모문화네트워크는 작품제작을 앞두고 지역교회와 기독교인들의 후원으로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에 형성된 고려인마을을 탐방하며, 극 중 ‘율리야’의 모델이 된 신조야 대표 등으로부터 증언과 자료수집 등에 도움을 받아 극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 동안 최홍종 서서평 등 광주 일대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기독인들의 삶과 당시의 사회상을 조명하는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 온 나모문화네트워크는 이번 연극으로 고려인들을 더 이상 나그네가 아닌 지역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 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제작을 주도하고 있는 윤경미 전도사는 “민족 수난기에 고려인들이 겪어야 했던 이주의 역사는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할 이야기”라면서 “이번 작품이 디아스포라 한민족을 다시 찾아가고, 그들의 삶을 재조명하며 연대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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